방문해주신 여러분은 발달장애아동의 가족이거나 치료사 또는 특수교사와 같이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와 관련이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가장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ABA부모회는 발달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의 자조모임입니다. 자폐성장애 치료에 있어서 국내외적으로 가장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고 있는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응용 행동분석)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에 대해서 연구하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전문가를 초빙하여 워크샵과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으로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ABA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런 희망을 여러분들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ABA를 알리고자 단체를 시작했습니다. ABA를 통해서 문제행동의 중재 뿐아니라 언어, 인지, 사회성, 자조 등 많은 영역들을 우리 부모들도 직접 개입해서 가르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개입정도에 따라 성과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있습니다.

처음 아이의 자폐 가능성을 알았을 때, 다른 많은 분들이 느끼셨던 것처럼 당황스럽고 무서웠습니다.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왜 그랬을까!를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쁘게만 생긴 이 아이가 “왜 말을 하지 않을까?”, “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을까?”, “왜 혼자서 빙글빙글 돌면서 좋아할까?” 그때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정보들은 모두 절망적인 얘기 뿐이었습니다. “자폐성장애아동은 아예 말을 못할 수 있다”, “6명중 1명 비율로 여아에게 나타나는데 여아의 경우는 중증일 확률이 많다” 등등…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아이에게 어떤 행동이 나오면, 행동이 나오는 원인(기능)을 찾고 그에 맞게 대처방법을 생각하고,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게 환경을 바꿔주려고 먼저 노력합니다.

아이의 치료과정에서 우리 부모를 빼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주일에 1~2시간 센터에서 치료로 아이를 어느 정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치료실에서 배운 많은 단어와 표현들을 아이들이 집에서 엄마나 아빠에게도 이용할 수 있나요?

만약 그렇게 쉽게 일반화가 된다면 그 아이는 어쩌면 발달장애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상발달 아동들과 달리 발달장애 특히 자폐의 경우는 언어행동별로 상호전이가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탕을 보고 사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탕을 먹고 싶을 때 사탕이라고 하지 못하거나, 사탕 가져오라고 해도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렇게 많은 일들을 교육의 기회로 가져갈 수 있다면, 치료의 효과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물론 부모와 치료사의 역할은 따로 있습니다. 부모가 치료사의 모든 부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사와 육아와 치료를 모두 하기에 우리 부모는 힘이 너무 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해서 누군가 뭔가 해줘야 한다면 그건 우리 부모 밖에 없을 것입니다.
치료실이 쉬는 주말에, 휴일에는 그냥 쉬어야 할까요?
문제행동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를 어린이집, 유치원 또는 학교의 선생님들에게만 맡길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집에 돌아온 다음에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안타깝게도 치료는 치료사에게 맡기고 우리는 뒤로 한발 물러서 치료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평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더이상 뒤로 물러날 곳도 피할 곳도 없습니다. 신앙이 깊은 신자는 아니지만 그분께서 우리 아이들을 보낸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아직 저는 그 이유를 찾지 못했지만, 최대한 열심히 가르쳐서 돌려 보내기로 그분께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거의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없을 때는 혼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ABA의 최종목표는 아이의 독립입니다.